결국 둘 중 한 명이 팀을 옮겼다
3개월 중 두 달을 아무것도 안 하고 썼다.
그 사이에 나는 이직 사이트를 다시 열었다.
이 정도로 회사를 그만두는 게 맞나 싶었지만,
매일 옆옆자리에서 존댓말 쓰는 게 두 달째 되니까 지쳤다.
6월 마지막 주에 그 사람이 먼저 말했다.
“신고하자.”
내가 걱정한 건 소문이었다.
그 사람이 말했다.
“어차피 알게 될 거면 우리가 먼저 말한 게 낫지.”
7월 첫째 주에 인사팀에 갔다. 둘이 같이 갔다.
인사팀 반응이 제일 예상 밖이었다.
담당자가 서식 하나를 꺼내서 이름 두 개랑 부서 쓰고,
교제 시작 시점 쓰고, 서명하라고 했다.
5분 걸렸다.
그리고 딱 한 마디 했다.
“같은 팀은 안 되니까 한 분 이동 협의 들어갈 거예요.”
감봉 얘기는 없었다. 작년 그 건은 신고를 안 해서 징계였던 거다.
우리는 신고를 했으니까 그냥 절차였다.
두 달 동안 우리가 무서워한 게 규정이 아니라 소문이었다는 걸
그 5분 만에 알았다.
이동은 그 사람이 자원했다.
옆 팀이었다. 층도 같고, 하는 일도 비슷했다.
나는 미안하다고 했고, 그 사람이 말했다.
“나 원래 그 팀 가고 싶었어. 작년에 지원했다가 안 됐어.”
그게 진짜인지 나를 편하게 하려고 한 말인지 아직 모른다.
소문은 났다. 2주 정도 시끄러웠다.
그리고 아무도 신경 안 쓰게 됐다.
회사 사람들은 남 연애에 생각보다 관심이 없었다.
1년 지났다. 우리는 아직 만난다.
이제 회사에서 같이 점심 먹는다. 엘리베이터도 같이 탄다.
그게 제일 좋다.
마지막으로 하나.
지난달 팀 회식에서 팀장이랑 둘이 담배 피우다가 물어봤다.
그때 왜 3개월을 줬냐고.
팀장이 좀 웃다가 말했다.
“나도 사내연애로 결혼했어요.”
2014년이었다고 했다.
그때는 신고 제도가 없었다.
규정이 없으니까 방법도 없었고, 소문이 났고,
결국 한 명이 나갔다. 그게 팀장 배우자였다.
팀장이 담배를 끄면서 말했다.
“3개월이면 둘이 셀 수 있을 거라고 봤어요.
우리는 그때 아무도 시간을 안 줬거든요.”
그 조항 만든 사람이 팀장이라는 것도 그날 알았다.
2019년에 인사팀에 제안했다고 했다.
우리가 두 달 동안 무서워한 그 형광펜 친 조항이,
누군가는 만들려고 5년 걸린 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