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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 내가 봐줄게, 복직해” 라던 시어머니의 조건

익명 · 조회 15.3K · 5분 · 8월 27일 22:05

육아휴직 1년 쓰고 복직 예정이었다. 아이는 14개월.

제일 걱정이 어린이집이었다.

우리 동네는 대기가 40번대였다. 3월 복직인데 자리가 안 났다.

1월에 시어머니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애는 내가 봐줄게. 너 회사 그만두지 마.”

나는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 자리에서 세 번 고맙다고 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커리어 끊기는 게 제일 아깝다”고 했다.

그 말이 좋았다. 이런 시어머니를 만난 게 운이라고 생각했다.

2월에 구체적으로 정했다.

평일 9시부터 7시. 우리 집으로 오시는 게 아니라 시댁으로 데려다주기.

시댁이 차로 25분이라 아침저녁으로 왕복 50분.

그건 내가 하겠다고 했다.

돈 얘기를 내가 먼저 꺼냈다.

월 150만 원 드리겠다고 했다. 시세보다 좀 높게 잡았다.

시어머니가 손을 저으면서 “돈 안 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세 번 실랑이하고 100만 원으로 정했다.

여기까지는 정말 좋았다.

복직 2주 전, 2월 셋째 주 일요일이었다.

시댁에서 저녁 먹고 나오려는데 시어머니가 나를 붙잡았다.

“그런데 애기야, 하나만 얘기하자.”

둘째 얘기였다.

“내가 애 봐주는 동안 둘째 봐야지. 지금이 딱 좋아.”

나는 웃으면서 “생각해볼게요” 했다.

시어머니가 이어서 말했다.

“둘 다 내가 봐줄게. 어차피 하나 보는 거랑 둘 보는 거랑 똑같아.”

그리고 한 문장 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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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둘째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는데.”

차에서 남편한테 말했다.

남편이 “그냥 하시는 말씀이야”라고 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그 말이 매주 나왔다.

3월 첫째 주에는 병원 이름을 알아 오셨다.

3월 둘째 주에는 “올해 안에는 가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나는 그때 이 100만 원의 정체를 알았다.

돈이 아니었다. 이건 계약이었다.

육아를 대신 해주는 대가로 내 출산 계획을 시어머니가 갖는 계약.

그리고 나는 그 계약서에 서명한 적이 없다.

제일 힘든 건 그게 악의가 아니라는 거다.

시어머니는 진심으로 나를 돕고 있고, 진심으로 좋은 사람이다.

그래서 거절할 명분이 없다.

“애 봐주시는 건 감사한데 둘째 얘기는 하지 마세요”라고 하면

나는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 된다.

복직 5일 전에 회사에 육아휴직 6개월 연장을 신청했다.

무급이다. 통장이 6개월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남편은 이해 못 했다.

“어머니가 공짜로 봐주신다는데 왜 그래?”

나는 아직 설명을 못 했다.

설명하면 시어머니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시어머니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6개월 뒤에 어린이집 대기가 12번까지 왔다.

그것만 보고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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