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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시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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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시댁 빚을 갚아주겠다고 통보했다

익명 · 조회 21.6K · 5분 · 8월 27일 23:20

결혼 2년 차다. 아이는 없다.

지난주 일요일 저녁에 남편이 말했다.

“아버지 빚 6,200만 원, 우리가 갚아야 할 것 같아.”

상의가 아니었다. 이미 시아버지한테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상태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했다.

돈 출처를 물었다.

전세 보증금에서 빼자고 했다.

우리 전세가 2억 8천이고, 그중 내가 낸 게 1억 1천이다.

결혼 전에 7년 모은 돈이다.

빚 내용을 물었다.

시아버지가 3년 전에 지인 사업에 보증을 섰다고 했다.

그 사업이 작년에 망했고, 올해 초부터 독촉이 왔다고 했다.

여기까지 듣고 나는 한 가지를 물었다.

“언제부터 알았어?”

남편이 잠깐 조용했다.

“2월쯤.”

6개월이었다.

그 6개월 동안 우리는 여름 휴가 계획을 세웠고,

나는 남편 생일에 시계를 사줬고,

5월에 시댁 가서 다 같이 밥을 먹었다.

그 밥상에서 시아버지도 시어머니도 남편도 다 알고 있었다.

나만 몰랐다.

화가 난 건 빚이 아니었다.

6개월 동안 나를 빼놓고 회의를 했다는 거였다.

그 집 식구가 3명이고, 나는 4번째가 아니라 외부인이었다.

그 얘기를 했다. 남편이 이렇게 말했다.

“말하면 네가 스트레스받을까 봐.”

나는 그 말이 제일 무서웠다.

그 사람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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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배려한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큰일은 나 없이 정해질 거다.

다음 날 시어머니한테 전화가 왔다.

“애기야, 우리도 미안해. 나중에 다 갚을게.”

나는 “나중이 언제인지” 물었다.

시어머니가 “그런 걸 어떻게 정하냐”고 했다.

그래서 조건을 말했다.

차용증을 쓰자. 금액, 상환 시기, 이자 없이.

못 갚아도 좋으니 종이만 있으면 갚아드리겠다고 했다.

시어머니가 전화를 끊었다.

10분 뒤에 남편한테 전화가 갔다.

그날 밤에 남편이 나한테 말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돼? 부모님 앞에서 각서 쓰라는 거잖아.”

나는 그때 알았다.

이 사람은 6,200만 원을 내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돈이라고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자기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3주째다.

돈은 아직 안 나갔다. 차용증도 안 썼다.

우리는 각방을 쓰고 있다.

친구들은 반반으로 갈린다.

부모 빚인데 어쩌겠냐는 쪽과, 지금 정하지 않으면 평생이라는 쪽.

나는 후자인데, 후자를 택하면 이혼일 것 같아서 못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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