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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계약 하루 전 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익명 · 조회 6.1K · 5분 · 8월 25일 08:00

결혼식이 10월이었고, 6월에 신혼집을 정했다.

경기도 쪽 전세, 3억 2천. 우리 둘이 1억 4천 모았고 나머지는 대출.

은행 상담도 다 끝났고 6월 20일 금요일에 계약하기로 했다.

19일 목요일 오후 4시쯤 은행 담당자한테 전화가 왔다.

“신랑분 기존 대출 때문에 한도가 조금 조정될 것 같아서요.”

나는 “기존 대출이요?” 하고 물었다.

담당자가 잠깐 조용했다.

그러고는 “아, 두 분이 같이 알고 계신 걸로 알았는데요” 라고 했다.

그 사람한테 바로 전화했다. 안 받았다.

7시에 집에 왔다. 나는 현관에서 물었다.

그 사람이 신발도 안 벗고 그 자리에 서서 말했다.

“얼마라고 하던데?”

그게 첫 대답이었다. 미안하다도 아니고, 무슨 소리냐도 아니고,

얼마라고 하던데.

8,300만 원이었다.

신용대출 두 건, 카드론 한 건.

가장 오래된 게 3년 전이었다.

우리가 만난 게 4년 전이다.

용도를 물었다.

주식이라고 했다.

2022년에 들어갔다가 반토막 났고, 물타기 하다가 커졌다고 했다.

지금 남은 평가액이 2천만 원 정도라고 했다.

나는 화가 안 났다. 그게 나도 이상했다.

그냥 계속 이 생각만 났다.

이 사람은 3년 동안 매일 이걸 알고 나를 만났다.

청혼할 때도, 양가 인사 갈 때도, 예식장 계약할 때도.

제일 참기 어려웠던 건 그 사람이 한 말이었다.

“결혼하고 둘이 벌면 금방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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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날 친정에 가서 잤다.

그리고 이틀 뒤에 조건을 걸었다.

계약은 미룬다. 결혼식은 그대로 간다.

대출은 식 전까지 전액 정리한다. 내 돈은 안 들어간다.

정리 안 되면 식도 없다.

그 사람이 받아들였다.

4개월 뒤, 갚았다.

9월 말에 상환증명서를 보여줬다. 전액 0원.

나는 그날 진심으로 안심했다.

문제는 10월 초에 시어머니를 뵀을 때다.

식장 얘기 하다가 시어머니가 지나가듯이 말했다.

“내 적금 깬 거 너도 알지?”

몰랐다.

5천만 원이었다. 시어머니 노후자금 적금.

그 사람은 나머지 3천 3백만 원만 자기가 만들었다.

그리고 그걸 나한테 말 안 했다.

식은 2주 뒤다.

청첩장은 다 돌렸다. 식장은 잔금까지 냈다.

나는 지금 이걸 세 번째 거짓말로 세고 있다.

첫 번째는 대출, 두 번째는 3년, 세 번째는 어머니 돈.

세 번이면 몇 번을 더 세게 될지 대충 알 것 같은데,

그걸 알면서도 식장에 들어갈 것 같은 나도 무섭다.

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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