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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친구랑 여행 갔다가 3만원 때문에 손절했다

익명 · 조회 3.9K · 5분 · 8월 23일 03:00

고등학교 때부터 11년 친구였다.

1월에 베트남 다낭 4박 5일을 갔다. 둘이서.

첫날부터 좀 그랬다.

공항 택시비를 내가 냈다. 55만 동, 3만 원 정도.

친구가 “내가 나중에 정산할게”라고 했다.

둘째 날 점심도 내가 냈다. 저녁도 냈다.

친구가 또 “나중에 정산”이라고 했다.

나는 정산 앱을 깔자고 했다. 친구가 “귀찮다”고 했다.

그래서 메모장에 적기 시작했다.

셋째 날까지 내가 쓴 게 한국 돈으로 41만 원이었다.

친구가 쓴 게 9만 원이었다.

셋째 날 밤에 얘기했다. 조심스럽게 했다.

친구가 “아 미안 미안, 한국 가서 한 번에 보낼게”라고 했다.

그때 나는 그 말을 믿었다. 11년이었으니까.

마지막 날 아침에 체크아웃을 했다.

프론트에서 명세서를 줬는데 미니바 항목이 있었다.

68만 동. 3만 5천 원 정도.

맥주 4개, 콜라 2개, 과자 3개.

나는 미니바를 안 건드렸다.

그리고 명세서 맨 위에 결제 카드가 내 카드로 등록돼 있었다.

체크인할 때 친구가 “내가 할게” 하고 프론트에 갔었다.

그때 내 카드를 보증금으로 등록했다.

내 카드를 왜 갖고 있었냐면, 이틀 전에 편의점 갔다 오라고 줬는데 안 돌려줬다.

나는 프론트에서 친구한테 물었다.

“이거 네가 먹은 거지?”

친구가 명세서를 보고 말했다.

“어 맞아. 밤에 좀 마셨어.”

그래서 “그럼 이건 네가 내”라고 했다.

친구가 나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야, 그거 얼마 한다고 쪼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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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직원 앞이었다.

나는 그 순간에 11년을 다 계산했다.

생각해보니 처음이 아니었다.

대학교 때 내 학생증으로 도서관 책 빌리고 연체료 안 낸 것,

군대 때 내 이름으로 시킨 배달 값,

재작년에 내 이름으로 콘서트 예매하고 티켓값만 준 것.

그때마다 나는 “친구니까”라고 넘겼다.

그리고 그때마다 친구는 내가 넘긴다는 걸 배웠다.

3만 5천 원은 내가 냈다. 그 자리에서 싸우고 싶지 않았다.

공항까지 가는 택시에서 한 마디도 안 했다.

한국 와서 이틀 뒤에 32만 원이 입금됐다.

미니바는 안 들어있었다.

나는 “고맙다”만 보내고 그 뒤로 연락 안 했다.

8개월 지났다.

그 사이에 세 번 연락이 왔다. 다 안 받았다.

지난달에 카톡이 왔다.

“너 나한테 화난 거 미니바 때문이야?”

미니바 때문이 아니다.

“얼마 한다고 쪼잔하게”라는 말 때문이다.

그 말은 내가 11년 동안 넘겨준 걸 친구가

당연한 걸로 알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답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아직 안 보냈다.

설명해서 이해할 사람이면 그 말을 안 했을 거니까.

너라면?

친구가 내 카드로 몰래 결제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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