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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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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13분, 전여친이 모르는 번호로 전화했다

익명 · 조회 8.9K · 4분 · 8월 26일 09:40

헤어진 지 8개월 됐다. 정확히는 8개월 12일.

그날 새벽 2시 13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010으로 시작하는데 뒷번호가 낯설었다.

이 시간에 오는 모르는 번호는 안 받는 게 맞는데 받았다.

“여보세요” 하고 3초쯤 아무 소리가 없었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렸다.

“나야.”

8개월 만인데 목소리 두 글자로 알았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잘 지내냐고 묻지 않았다. 미안하다고도 안 했다.

바로 물었다.

“혹시 우리 작년 5월에 제주도 간 거, 사진 아직 있어?”

있었다.

지운다고 몇 번 열었다가 못 지운 폴더가 있었다.

왜냐고 물었다.

그 사람이 한참 있다가 말했다.

“내 폰 물에 빠졌어. 백업 안 걸어놨었고.”

그리고 한 문장 더 말했다.

“그 여행 갔다 온 다음 주에 아빠 돌아가셨어.”

나는 그걸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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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여행 두 달 뒤에 헤어졌는데,

헤어질 때 그 사람이 계속 이상했던 이유를 8개월 뒤에 알았다.

제주도 갈 때 김포공항까지 그 사람 아버지가 태워주셨다.

게이트 들어가기 전에 셋이 사진을 찍었다.

내가 찍자고 했다. 아버지가 어색하게 웃고 계신 사진.

그게 아버지 마지막 사진이었다.

나는 전화를 끊고 폴더를 열었다.

사진이 314장이었다.

공항 사진을 찾아서 보냈다. 그리고 나머지 313장도 다 보냈다.

새벽 3시가 넘어 있었다.

다음 날 오후에 답이 왔다.

“고마워.”

그게 마지막이었다.

나는 뭐라고 답할지 두 시간 고민했고, 결국 아무 말도 안 보냈다.

지금은 그 폴더를 지웠다.

지울 수 있게 되기까지 8개월이 아니라 그 전화 한 통이 필요했던 것 같다.

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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