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씹 3일 만에 온 답장은 나한테 보낸 게 아니었다
두 달쯤 연락하던 사람이 있었다.
같은 스터디에서 만났고, 스터디 끝나고도 카톡을 했다.
일주일에 두세 번, 별 얘기 안 했다.
그러다 목요일에 내가 좀 나갔다.
“이번 주말에 시간 되면 밥 먹을래요?”
읽음이 됐다.
금요일에 답이 없었다.
토요일에도 없었다.
일요일 저녁까지 읽음 표시만 있었다.
3일이었다.
나는 그 3일 동안 그 문장을 스무 번쯤 다시 읽었다.
너무 갑작스러웠나, 주말이라고 한 게 부담이었나,
밥이라고 한 게 애매했나.
일요일 밤 11시에 카톡 알림이 왔다.
심장이 뛰었다.
열었더니 이랬다.
“야 그 사람 나한테 계속 연락 오는데 어떡하지”
잘못 보낸 거였다.
나는 폰을 놓고 천장을 봤다.
3일 기다린 답장이 이거였다.
1분쯤 있다가 다시 봤다.
메시지가 하나 더 있었다. 같은 시각에 온 거였다.
“싫은 건 아닌데 내가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라서 계속 못 읽은 척했어”
그 다음 줄도 있었다.
“근데 3일 됐는데 아직 기다리는 거 같아서 더 미안해”
나는 그 세 줄을 캡처했다.
그리고 3분 뒤에 세 개가 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로 바뀌었다.
그리고 새 메시지가 왔다.
“죄송해요 잘못 보냈어요”
나는 여기서 두 가지를 할 수 있었다.
모르는 척하기. 아니면 봤다고 하기.
모르는 척하면 편했다.
근데 그러면 그 사람은 계속 “못 읽은 척”을 해야 했다.
그게 3일 동안 그 사람도 불편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보냈다.
“봤어요. 괜찮아요.”
“상황 안 좋을 때 밥 먹자고 한 거 미안해요. 다음에 편할 때 봐요.”
5분쯤 있다가 답이 왔다.
“지금 통화 가능해요?”
그날 두 시간 통화했다.
상황이 뭐였는지는 여기 쓸 얘기가 아니고,
듣고 나니까 3일 읽씹이 오히려 예의였다는 걸 알았다.
그 뒤로 두 달 더 그냥 연락만 했다.
밥은 10월에 먹었다.
지금은 만난다.
가끔 그 캡처를 본다. 안 지웠다.
그 잘못 보낸 메시지 없었으면 우리는 그냥 조용히 끝났을 거다.
읽씹은 답이 없는 게 아니라 아직 답을 못 만든 거일 수도 있다.
그걸 알기까지 3일이 걸렸다.
